[Guide]홍콩 아트바젤, 올해는 무엇이 달랐을까

Art Basel Hong Kong 2026, Courtesy of Art Basel


홍콩 아트바젤, 올해는 무엇이 달랐을까 (feat. 리뷰, 판매, 전시, 경매)

아트 바젤(Art Basel) 홍콩이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홍콩 콘벤션 센터(Hong Kong Convention Centre)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페어는 240개 갤러리, 41개국 참가로 역대 최대 규모였어요. 그리고 이번엔 한 가지 소식이 더 있었습니다. 아트바젤이 홍콩과 5년 연장 협약을 맺었거든요. 시장이 흔들리는 시기에 이 계약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페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드립니다.


Ink Studio. Courtesy of Art Basel


올해 페어,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VIP 프리뷰 첫날부터 갤러리들은 "에너지가 다르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2~3년간의 숨죽인 분위기와 달리, 올해는 진지한 구매자들이 돌아온 느낌이라는 평이 많았어요. 하지만 "신중하게, 실리 있게"라는 기조는 여전했습니다. 10억대 이상의 작품 거래는 메가 갤러리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중소 갤러리들은 "예년보다 부진했다"고 토로했어요. 또 하나의 눈에 띄는 변화는 예전엔 서양의 대형 갤러리들이 홍콩 페어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아시아 콜렉터들이 직접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새로 도입된 'Echoes' 섹션(최근 5년 이내 작품 10부스)과 디지털 아트 전용 'Zero 10' 섹션은 페어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였어요.


Zhang Wenzhi Willow Palisade 2026. Blindspot Gallery


이번 페어에서 꼭 봐야 할 작가 5인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서 주목받은 작가들을 갤러리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1. 우한나(Woo Hanna) G 갤러리 부스
의류 같은 일상적인 패브릭을 활용해 폐나 위, 장과 같은 신체 내부 장기의 형태를 가방이나 액세서리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어두운 유머 안에 존재의 취약함이 담겨 있어요.

2. 중 웨이(Zhong Wei), DE SARTHE 부스
디지털 시대의 혼돈과 에너지를 캔버스에 담아내는 아티스트입니다. 그는 인터넷 문화에서 파생된 파편화된 이미지들을 독창적인 시각 언어로 재구성하며 현대 사회의 역동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3. 장원즈(Zhang Wenzhi), Blindspot Gallery 부스
중국의 현대사와 민속 신화 속 생물들이 충돌하는 장면을 마치 콜라주와 같은 독특한 수묵화 형식으로 그려냅니다. 현대 사회 속 잃어버린 정체성에 대해 탐구합니다.

4. 김수자(Kimsooja), Axel Vervoordt 갤러리 부스
보따리와 바늘, 거울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정체성과 인류의 이동, 그리고 치유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해왔습니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깊이 있는 사유의 장을 마련합니다.

5. 에미 쿠사노(Emi Kusano), √K Contemporary 부스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무한히 복제하고 변주하며, 사이버펑크와 마법 소녀의 미학이 결합된 독특한 디지털 설치 미술을 선보입니다. 기술의 발전 속에서 진정한 자아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Ota Fine Arts Courtesy of Art Basel. Courtesy of Art Basel.


2026 홍콩 아트바젤에서 판매된 작품들

올해 홍콩 아트바젤은 '충동이 아니라 확신'으로 사는 판매 분위기라고 요약됩니다. 어쩌면 이게 더 건강한 모습일 수 있어요. 메가 갤러리들은 이번에도 건재했습니다.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는 VIP 첫날 여러 건의 7자리 달러 거래를 성사시켰고, 가고시안(Gagosian)과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도 주요 작품을 판매했어요. 반면 2021~2022년 홍콩에서 기록을 세우던 울트라 컨템포러리(Ultra Contemporary) 작가들의 작품은 조용했습니다. '블루칩은 팔리고, 레드칩은 식었다'라고 요약됩니다. 하지만 Echoes 섹션과 Zero 10 섹션에 나온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이 예상 밖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다음은 갤러리별 주요 판매 정보입니다.

  • 바스티안(Bastian)

    •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화가와 그의 모델(Le peintre et son modèle)' (1964): 약 52억 8,500만 원(350만 유로)

  • 데이비드 즈위르너(David Zwirner)

    • 류예(Liu Ye), 대형 회화 작품 (2006): 약 54억 7,200만 원(380만 달러)

    •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작품 (2002): 약 50억 4,000만 원(350만 달러)

  •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 루이스 부르주아, 'To Baudelaire #1' (2008): 약 42억 4,800만 원(295만 달러)

    • 조지 콘도, 'Prism Head' (2021): 약 31억 8,000만 원(230만 달러)

  • 워딩턴 커스토트(Waddington Custot)

    • 자오우키(Zao Wou-Ki): 약 40억 3,200만 원(280만 달러)

    • 주덕춘(Chu Teh-Chun): 약 18억 7,200만 원(130만 달러)

  • 글래드스톤(Gladstone)

    • 알렉스 카츠, 'Flowers 1' (2011): 약 18억 7,200만 원(130만 달러)

  • 화이트 큐브(White Cube)

    • 트레이시 에민, 'Take Me To Heaven' (2024): 약 22억 1,000만 원(120만 파운드 / 약 160만 달러)

  •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 마르타 융비르트(Martha Jungwirth): 약 6억 9,000만 원(46만 유로 / 약 53만 달러)


Zhang Xiaogang, 1983. Zhang Xiaogang Archive, AAA Collections.


홍콩에서 꼭 봐야 할 전시 5

아트바젤과 함께 열리는 아트 센트럴(Art Central)도 꼭 함께 보셔야합니다. 아트 센트럴에 참가하는 한국 갤러리들도 많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페어 기간 동안 홍콩 시내에서 함께 열린 전시들도 놓치기 아깝죠. 주요 기관과 갤러리 전시를 정리해 봤습니다.

  • Lee Bul:From  1998 to Now, M+, 8월 9일까지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초연된 후 연결된 순회전의 일부입니다. 한국에서의 전시를 못 보신 분들은 꼭 방문해 보세요. 이후 유럽과 북미의 다른 전시장에서도 순회 전시될 예정입니다. M+에서는 중국계 프랑스 판화가 자오 우기(Zao Wou-Ki)의 전시와 류이치 사카모트의 전시도 함께 열립니다.
  • Site-seeing: 개관 30주년 전시, Para Site, 6월 14일까지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한 파라 사이트는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현대 미술 공간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6년 개관 당시의 화두를 2026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급변하는 도시 공간과 우리의 집단 기억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탐구합니다. 헤만 총(Heman Chong), 코 신 퉁(Ko Sin Tung)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작가 9팀이 참여합니다.
  • Nicole Eisenman: Fallen Angels, 하우저 앤 워스 홍콩, 5월 20일까지
    홍콩 갤러리 심장부 센트럴 갤러리 지구(Central Gallery District)에 꼭 가보세요. 특히 하우저 앤 워스에서 열리는 니콜 아이젠만(Nicole Eisenman)의 아시아 첫 개인전 ‘Fallen Angels’를 놓치지 마세요. 가고시안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메리 웨더포드(Mary Weatherford)의 개인전을, 데이비드 즈위너에서는 월터 프라이스(Walter Price)의 감각적인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Fermata, HKMoA, 3월 오픈
    올해 제61회 베네치아 비엔날레(Venice Biennale) 개막을 앞두고, 홍콩 미술관에서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를 추천합니다. 홍콩 아티스트 킹슬리 응(Kingsley Ng)과 엔젤 후이(Angel Hui)가 선보이는 '페르마타(Fermata)'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공식 병행 전시로 선정된 의미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 At 25: Artists’ Early Worlds, Part I, Asia Art Archive, 6월 27일까지
    아시아 현대 미술의 보물창고,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AAA)가 설립 25주년을 맞아 특별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이 스물다섯이었을 때, 당신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이번 전시는 예술가에게 스물다섯이라는 나이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적 언어가 정교해지기 시작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라는 데 주목합니다. 장샤오강, 호추니엔 등 아시아 대표 작가들의 초기 열정과 미공개 기록물을 공개합니다.


Liang-Lin Chen, Christie’s Hong Kong


홍콩 경매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트바젤 홍콩과 같은 주, 소더비스와 크리스티도 홍콩 아트 위크에 경매를 엽니다. 아시아 진출 40주년을 맞이한 크리스티는 3월 27일 금요일과 28일 토요일, 소더비는 3월 29일 일요일과 30일 월요일에 경매가 열리는데요. 특히 소더비는 3월 29일 이브닝 세일에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의 'Pumpkin'을 추정가 6억 5,000만~9억 7,000만 원(4,000만~6,000만 홍콩 달러) 으로 출품했고, 쩡판즈(Zeng Fanzhi)와 다인 보(Danh Vo)의 작품도 주요 로트로 나와 주목 받고 있습니다.

홍콩의 연간 경매 총액은 5년 전 18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에 성장세를 보인 뉴욕과 런던과는 달리, 홍콩의 경매 매출은 7억 1,500만 달러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20%, 2021년 대비 60% 이상 감소한 수치입니다. 홍콩의 총액은 처음으로 파리의 8억 5,4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며 세계 경매 순위에서 4위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본질로의 회귀 블루칩으로

올해 홍콩 아트바젤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메시지는 '본질로의 회귀'입니다. 화려한 유행이나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기보다, 작가의 철학과 작품의 완성도라는 확실한 가치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시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죠. 침체기 속에서도 블루칩 작가들이 건재하고 실험적인 신진 섹션이 주목받은 것은, 결국 예술의 힘은 흔들리지 않는 뿌리와 신선한 도전에서 나온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올해 여러분이 가장 주목하는 확신의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투자가치와 개인적 취향 사이에서 여러분만의 컬렉팅 기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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