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너상 2026 후보자 발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논쟁적인 현대미술상, 터너상(Turner Prize)이 올해 후보자 4인을 발표했습니다. 1984년 시작된 이 상은 JMW 터너의 이름을 딴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주관으로,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에게 매년 수여됩니다. 지금까지 데이미언 허스트, 그레이슨 페리, 루바이나 히미드 등이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가나 출신 조각가 느네나 칼루(Nnena Kalu)가 선정됐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후보자 발표와 함께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4인의 후보자는 누구인가요?
이번 후보자는 시몬 바클레이(Simeon Barclay), 키라 프레이예(Kira Freije), 마르게리트 유모(Marguerite Humeau), 타노아 사스라쿠(Tanoa Sasraku)입니다.
- 시몬 바클레이: 영국 허더즈필드(Huddersfield) 출신으로 현재 리즈에서 활동합니다. 퍼포먼스, 설치, 영상, 사운드,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로, 미술을 시작하기 전 제조업에 종사했던 이력이 작업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번 후보 선정 계기가 된 작품은 그의 첫 라이브 퍼포먼스 'The Ruin' (2025)입니다. 1980~90년대 북잉글랜드 산업 풍경을 환기하는 의상을 입은 퍼포머들이 등장하고, 60분간의 모놀로그와 타악기 연주가 이어지는 이 작업은 계급, 인종, 남성성, 영국성이라는 정체성의 층위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ICA 런던과 헵워스 웨이크필드에서 발표됐습니다.
- 키라 프레이예: 런던 출신으로 로열 아카데미에서 수학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손발을 본뜬 얼굴 형상을 석고로 제작하고, 이를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립으로 용접한 금속 아머처와 천, 패브릭, 오브제로 결합해 실물 크기의 인체 조각을 만드는 작가입니다. 이번 후보작은 헵워스 웨이크필드에서 선보인 첫 대형 개인전 'Unspeak the Chorus'로, 거대한 조각들이 공간을 채우며 불안하면서도 아름다운 인상을 남기는 이 전시에 대해 심사위원단은 보편적 감정의 표현과 공간 장악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 마르게리트 유모: 프랑스 출신으로 현재 런던에 거주합니다. 선사시대부터 투기적 미래까지를 넘나드는 상상의 생태계를 다루는 작가로, 밀랍, 효모, 말벌의 독, 청동, 설화석고 같은 유기적·전통적 재료를 혼합해 조각을 만들고 루핑 사운드와 빛으로 몰입형 환경을 연출합니다. 후보 선정 계기가 된 전시 'Torches'는 코펜하겐 아르켄 현대미술관과 헬싱키 아트 뮤지엄에서 열렸으며, 인간 중심 서사에서 벗어나 생태적·실존적 관점을 제안하는 작업으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시네마틱한 전시 연출'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 타노아 사스라쿠: 영국-가나 출신으로 4인 중 가장 젊습니다. 플리머스에서 태어나 현재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합니다. 드로잉, 영화, 조각에 걸쳐 작업하며 판화, 바느질, 의상 제작 등의 기법으로 권력 구조와 풍경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탐구합니다. 후보 선정 계기가 된 ICA 런던 개인전 〈Morale Patch〉는 종이 작업, 조각, 영상을 통해 기업적 개념 언어로 석유의 근현대 정치·군사적 역사를 풀어낸 작업입니다.
테이트 브리튼 관장 알렉스 파쿼슨(Alex Farquharson)은 이번 선정에 대해 "조각적 실천에 강한 방점을 찍은 다채로운 구성"이라고 평했습니다.
"너무 안전하다" 논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발표 직후 가디언의 비평가 에디 프랭클은 이번 명단이 "시대에 맞게 조심스럽고, 약간 겁먹고, 약간 안전한 상이 됐다"고 썼습니다. 전통적으로 터너상은 충격적이거나 논쟁적인 작업을 발굴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후보 4인은 그 기준에서 비교적 온건한 편이라는 지적입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퍼포먼스, 설치, 조각, 회화를 아우르는 이번 구성이 오히려 지금 영국 현대미술의 실질적인 흐름을 잘 반영한다는 시각입니다. 후보자 전시는 9월 26일부터 미들즈브러 현대미술관(MIMA)에서, 수상자 발표는 12월 10일 예정입니다.
터너상이 논쟁적이어야 한다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할까요. 충격보다 깊이를 선택한 올해의 선정이 과연 '안전한 퇴보'인지, 아니면 성숙한 변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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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s: Nominees for the Turner Prize 2026 announced by 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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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논쟁적인 현대미술상, 터너상(Turner Prize)이 올해 후보자 4인을 발표했습니다. 1984년 시작된 이 상은 JMW 터너의 이름을 딴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주관으로,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에게 매년 수여됩니다. 지금까지 데이미언 허스트, 그레이슨 페리, 루바이나 히미드 등이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가나 출신 조각가 느네나 칼루(Nnena Kalu)가 선정됐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후보자 발표와 함께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4인의 후보자는 누구인가요?
이번 후보자는 시몬 바클레이(Simeon Barclay), 키라 프레이예(Kira Freije), 마르게리트 유모(Marguerite Humeau), 타노아 사스라쿠(Tanoa Sasraku)입니다.
테이트 브리튼 관장 알렉스 파쿼슨(Alex Farquharson)은 이번 선정에 대해 "조각적 실천에 강한 방점을 찍은 다채로운 구성"이라고 평했습니다.
"너무 안전하다" 논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발표 직후 가디언의 비평가 에디 프랭클은 이번 명단이 "시대에 맞게 조심스럽고, 약간 겁먹고, 약간 안전한 상이 됐다"고 썼습니다. 전통적으로 터너상은 충격적이거나 논쟁적인 작업을 발굴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후보 4인은 그 기준에서 비교적 온건한 편이라는 지적입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퍼포먼스, 설치, 조각, 회화를 아우르는 이번 구성이 오히려 지금 영국 현대미술의 실질적인 흐름을 잘 반영한다는 시각입니다. 후보자 전시는 9월 26일부터 미들즈브러 현대미술관(MIMA)에서, 수상자 발표는 12월 10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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