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베이징 갤러리 위크엔드 꼭 봐야 할 작품

798 Art Space. routesofchina.com


베이징 갤러리 위크엔드 꼭 봐야 할 작품

매년 5월 말, 비행기로 두 시간이면 닿는 도시에서 한 해의 가장 뜨거운 미술 주말이 열립니다. 여름이 다가오는 5월 말이면, 가까운 도시 하나가 통째로 거대한 갤러리로 변합니다. 인천에서 두 시간 남짓, 베이징입니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갤러리 위크엔드 베이징(Gallery Weekend Beijing) 기간이면 도시의 모든 갤러리와 미술관이 한 해 가장 공들인 전시를 동시에 엽니다. 주말 하나를 비워 비행기에 오르기에 이만한 명분이 또 있을까요. 항공권과 숙소만 잡으면, 나머지는 도시가 알아서 채워줍니다. 올해 다녀온 분들의 후기를 모아, 내년 이맘때를 위한 '베이징 아트 투어' 가이드를 정리했습니다.


Red Screaming Statues in 798 Art District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갤러리 위크엔드

갤러리 위크엔드 베이징은 2017년 시작해 올해 10번째 에디션을 맞았습니다.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798 예술구를 중심으로 30개 갤러리와 10개 비영리 기관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단순한 아트페어가 아니라, '한 해 가장 좋은 전시'를 도시 전체가 함께 선보이는 축제에 가깝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공공 섹터(Public Sector)가 798을 벗어나 도시 곳곳의 야외와 옥외 스크린으로 확장됐고, 차오창디(Caochangdi)와 CBD 아트 지구까지 무대가 넓어졌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에서는 지난 10년간 중국 현대미술이 통과해 온 질문들을 되짚었고요. 베이징이라는 도시의 미술 생태계가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점, 798 예술구

베이징 아트 투어의 심장은 798 예술구(798 Art Zone)입니다. 본래 1950년대에 지어진 국영 전자공장 단지였는데, 2000년대 초 예술가들이 빈 공장에 스며들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습니다. 붉은 벽돌과 거대한 파이프, 사회주의 시절의 구호가 적힌 벽이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위로 갤러리와 미술관, 카페가 들어섰습니다. 단지 입장은 무료이고, 개별 갤러리나 기획전만 따로 입장료(보통 50~100위안)를 받습니다. 다만 워낙 넓고 표지판이 친절하지 않아, 동선을 미리 그려두는 편이 좋습니다. 아래 지도에 미술관과 쉬어갈 카페를 묶어두었으니 출발 전에 참고하세요.


Gallery Weekend Beijing. Public Art. arte8lusso.net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갤러리 위크엔드 베이징은 갤러리들이 같은 날 문을 여는 행사가 아니라, 여러 개의 '섹터'로 짜인 프로그램입니다. 처음 방문한다면 이 구조를 알아두면 동선 짜기가 훨씬 쉬워요.

  • 메인 섹터 (Main Sector): 핵심입니다. 학술위원회가 선정한 30개 갤러리와 10개 비영리 기관이 한 해 가장 공들인 전시를 선보입니다. 여기서 최우수 전시상(Best Exhibition Award)과 무한탐구상(Boundless Exploration Award)이 나옵니다.
  • 방문 섹터 (Visiting Sector): 다른 도시·해외에서 초청된 갤러리들이 798 A07 빌딩에서 2주간 전시를 펼칩니다.
  • 공공 섹터 (Public Sector): 올해 처음으로 798을 넘어 도시 곳곳의 야외와 옥외 스크린으로 확장됐습니다. 대형 설치와 영상 작업이 거리에 놓입니다.
  • 신진 섹터 (Up & Coming Sector): 다음 세대 작가와 큐레이터를 조명하는 자리. 올해는 798 A08 빌딩에서 특별 프로젝트로 열렸습니다.
  • 특별전: 오우양춘(Ouyang Chun)의 〈Nirvana〉가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 기획으로 열렸습니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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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호핑은 이렇게

798은 넓고 표지판이 친절하지 않아, 동선을 묶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구글맵 사용도 원활치 않아서 여행객들은 가오더의 Amap Global을 주로 하용한다고 하는데요. 798 메인 게이트로 들어와 탕 컨템포러리 Tang Contemporary, 롱마치 스페이스 Long March Space, 갤러리아 콘티누아 Galleria Continua를 먼저 방문하고,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에서 특별전을 본 뒤, UCCA·M WOODS 같은 미술관으로 넘어가는 코스가 자연스럽습니다. 평일 오후(화~목)가 한산하고, 작은 갤러리는 오전 10~11시에야 문을 여니 느지막이 출발해도 괜찮아요. 모든 갤러리를 다 보겠다는 욕심보다, 눈길 가는 두세 곳에 머무르는 편이 베이징식 호핑에 어울립니다. MOCA 베이징, Red-brick 갤러리 등은 멀리 떨어져있으니 계획에 참고하세요.


Group exhibition "Sex and Boy" at Star Gallery. Photo: Cathy Fan


올해 꼭 봐야 했던 작품 셋

10주년 에디션에서 특히 회자된 작품을 추려봅니다.

  • 톈젠신 (Tian Jianxin), 'A User Guide' 캡슐 갤러리: 밥솥, 지프 후드, 법랑 머그컵처럼 버려진 일상의 사물을 두드려 묘하게 사람을 닮은 형상으로 되살린 조각들. '사용 설명서'라는 제목처럼, 익숙한 물건을 전혀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듭니다.
  • 롼쉐옌 (Luan Xueyan), 'void with wind' MACA 아트센터: 올해 갤러리 위크엔드의 최우수 전시상(Best Exhibition Prize) 수상작. 생산과 소화, 데이터로 환원되는 감정에 대한 사유를 공간 전체로 풀어냈습니다.
  • 왕투오 (Wang Tuo), 'Intensity in Ten Cities' 화이트 스페이스: 작가가 차오창디와 자유무역지대를 거쳐 798로 돌아와 선보인 신작 필름. 중국의 도시들을 가로지르며 개인과 역사가 겹쳐지는 순간을 응시합니다.


Photo courtesy of Ullens Center for Contemporary Art.


미술관 투어, 지금 무엇을 볼 수 있나

갤러리 위크엔드가 끝나도 798의 미술관과 비영리 기관은 문을 엽니다. 메인 섹터에 참여한 10개 비영리 기관은 798에만 위치해 있지 않습니다. 주요 미술관부터 소장품·작가 중심 플랫폼까지 베이징 기관 생태계의 폭과 깊이를 보여줍니다. 

1. 798 지역

  • UCCA 현대미술센터: 798에서 가장 큰 전시 공간. 양푸둥(Yang Fudong)과 돤젠위(Duan Jianyu)의 기관 전시가 열립니다. 특히 돤젠위는 베이징 첫 기관 개인전으로, 회화라는 매체를 끈질기게 붙들어 온 지난 10년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 798큐브 (798 Creative Square): 줄리앙 샤리에르(Julien Charrière)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의 중국 첫 기관 개인전.
  • 목심미술관 (M WOODS): 젊은 컬렉터가 세운 사립 미술관. 실험적이고 동시대적인 기획이 강점입니다.
  • 윈드 H 아트센터 (Wind H Art Center): 저우이룬(Zhou Yilun)과 닝안(Ning An)의 신작 전시.

2. 그외 지역

  • 레드 브릭 미술관 (Red Brick Art Museum): 라오푸(Rao Fu)와 테스파예 우르게사(Tesfaye Urgessa)의 개인전이 동시에 열립니다. 벽돌 건축과 정원도 명물입니다.
  • 송 미술관 (SONG Art Museum): 친치(Qin Qi)의 최근작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서베이.
  • 베이징 인사이드-아웃 미술관 (Inside-Out Art Museum): 예술적 전략이 공간을 형성하고 개입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그룹전.
  • 에스파스 루이비통 베이징 (Espace Louis Vuitton):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전시로 개관 20주년을 기념합니다.
  • 타이캉 미술관 (Taikang Art Museum): 푸뤄페이(Fu Luofei)의 대규모 회고전.
  • X 미술관 (X Museum): 다섯 번째 소장품 전시.


VOYAGE COFFEE St. Yangmeizhu / atelier suasua | ArchDaily


전시 사이, 잠시 쉬어가기

미술관만 보고 오기엔 아쉬운 동네입니다. 798은 디자인 숍과 카페가 골목마다 숨어 있어, 작품과 작품 사이의 산책이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 UCCA Store: 미술관 관람 뒤 들르기 좋은 디자인 스토어. 전시 연계 아트북과 굿즈가 가성비 좋게 큐레이션돼 있어, 빈손으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 +86 Design Store: 798 동쪽 골목의 디자인 소품 편집숍. 중국 디자이너 제품과 아트 굿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 Soloist Specialty Coffee: 직접 로스팅한 단일 산지 원두와 핸드드립의 완성도가 높아 베이징 스페셜티 커피의 성지로 꼽힙니다.
  • Voyage Coffee: 로스터리 스페셜티 카페. 미니멀한 공간과 안뜰이 좋아, 베이징에서 손꼽히는 커피로 입소문 난 곳입니다.
  • Cafe Flatwhite (798점): 인기 갤러리 바로 앞. 창가에 앉아 거리를 보며 가벼운 식사까지 곁들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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