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아트바젤·UBS 2026 보고서 핵심 5가지

The Art Basel & UBS Art Market Report 2026 By Arts Economics


아트바젤·UBS 2026 보고서 핵심 5가지

바젤 현장에서 딜러들이 "신중한 낙관"을 말할 때, 그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아트바젤(Art Basel)과 UBS가 해마다 펴내는 미술시장 보고서, 경제학자 클레어 맥앤드루(Clare McAndrew)가 쓴 2026년판이 그것입니다. 2025년 시장은 2년 연속 하락을 끊고 반등했지만, '회복'이라는 한 단어 안에는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더 힘들어진 엇갈린 풍경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숫자들이 지금의 미술시장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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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2025년 미술시장

2025년 세계 미술 판매액은 전년보다 4% 늘어난 약 91조 원(596억 달러)을 기록하며 2년간의 위축에서 벗어났습니다. 다만 2022년 최고치였던 약 104조 원 규모(681억 달러)에는 여전히 못 미칩니다. 회복을 이끈 건 최상단 고가 작품과 양 끝단의 작은 시장이었고, 정작 가운데에 선 중간 규모 갤러리는 오히려 더 힘들어졌습니다. 시장이 살아났다기보다 '윗쪽과 아랫쪽만' 살아난 한 해. 아래에서 그 풍경을 다섯 가지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Sales in the Global Art Market 2009–2025


1. 2년 만의 반등, 그러나 '제자리걸음'

가장 큰 뉴스는 반등입니다. 2024년 12% 급락했던 시장이 2025년 4%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회복의 동력은 명확히 최상단이었습니다. 경매에서 약 153억 원(1천만 달러)을 넘는 작품의 합산 거래액이 9% 늘었는데, 이는 지정학적 불안으로 컬렉터들이 최고가 작품 출품을 꺼리며 무너졌던 구간이 되살아난 결과입니다. 지난해 클림트(Gustav Klimt)의 엘리자베트 레더러의 초상(1916)이 약 3,611억 원(2억 3600만 달러)에 낙찰되며 경매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운 것이 그 상징입니다. 다만 전체 규모는 2014년 정점에 여전히 미치지 못해, '반등'보다는 '제자리 회복'에 가깝습니다.


Change in the Value of Aggregate Sales by Dealer Turnover


2. 중간이 무너지는 시장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중간시장의 압착입니다. 회복의 온기가 위와 아래 끝에는 닿았지만 가운데는 비켜갔습니다. 연 매출 약 7억 7천만 원(50만 달러) 미만 소형 딜러는 두 자릿수 성장을 누렸고, 약 153억 원(1천만 달러) 이상 대형 갤러리도 2년 만에 3%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약 15억 원(100만 달러)~153억 원(1천만 달러) 사이 딜러의 매출은 1% 줄었습니다. 전체 운영비가 평균 5% 올라 대부분 시장의 물가상승률과 매출 성장률을 웃돈 탓입니다. 다만 매출 회복 덕에 수익성은 다소 안정돼,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답한 딜러 비율은 38%로 5%p 줄었습니다.


Negative Effects from Tariffs for Dealers 2025


3. 관세가 부른 '집 근처 쇼핑'

미국의 관세는 시장의 지형을 바꿨습니다. 딜러의 56%가 관세가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고, 72%는 부대 비용 상승을 가장 큰 여파로 꼽았습니다. 미술품 상당수가 관세에서 면제됐는데도, 배송 지연과 물류비 증가, 위축된 소비 심리가 국경을 넘는 거래를 망설이게 만든 것입니다. 그 결과 모든 딜러 구간에서 자국 구매자 비중이 늘었고, 특히 소형 딜러는 개인 컬렉터 판매의 71%가 자국 고객일 만큼 '로컬 쇼핑'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Global Art Market Share by Value 2025


4. 미·영·중 3강, 그리고 프랑스의 반전

상위 시장 순위는 유지됐습니다. 미국이 44%로 1위, 영국이 18%로 2위, 중국이 14%로 3위를 지켰습니다. 국제적 성격이 강한 홍콩이 부진했던 반면, 내수 중심의 중국 본토는 경매가 살아나며 전체적으로 약 1% 성장해 균형을 맞췄습니다. 눈에 띄는 건 프랑스입니다. 2년간의 하락을 끊고 매출이 9% 늘어 약 6조 9천억 원(45억 달러)에 이르며 2019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스위스(+13%)와 오스트리아(+13%), 스페인(+6%)도 성장했지만, 독일(-10%)과 이탈리아(-2%)는 뒷걸음질 쳤습니다.


Female Artist Representation and Sales, Selected Years 2018–2025


5. 여성 작가, 마침내 '균형'에 닿다

가장 반가운 변화입니다. 1차 시장만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여성 작가의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도달해 남성과 동등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1·2차 시장을 함께 다루는 딜러까지 포함해도 여성 작가 비중은 45%로, 2024년 41%, 2018년 35%에서 꾸준히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누가 미술시장에 그려지는가의 그림만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전년 대비 변화
항목2024년 실적2025년 실적변화
글로벌 총 판매액약 88조 원(575억 달러)약 91조 원(596억 달러)
▲ +4%
전년 대비 증감률-12%+4%반등 전환
갤러리(딜러) 매출약 52조 원(341억 달러)약 53조 원(348억 달러)▲ +2%
대형 갤러리(1천만 달러+)-9%+3%2년 만에 성장 전환
미국 시장 점유율43%44%▲ +1%p
영국 시장 점유율18%18%— 유지
중국 시장 점유율15%14%▽ -1%p
여성 작가 비중(전체 딜러)41%45%▲ +4%p
여성 작가 비중(1차 시장)46%50%▲ 균형 도달
신규 구매자 비율44%49%▲ +5%p


회복이라는 말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숫자만 보면 시장은 분명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그 회복이 소수의 트로피 작품과 양 끝단에 집중돼 있다면, 가운데에 선 갤러리에게 '회복'은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들어서기는 더 어려워지고, 이미 작품과 인맥과 명성을 가진 쪽이 더 유리해지는 시장. 2025년은 미술시장이 회복한 해로 기억될까요, 아니면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기 시작한 해로 기억될까요? 여러분은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어디쯤 서 있다고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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