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 노동자들이 파업을 준비하는 이유
런던을 대표하는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A)에서 파업 초읽기가 시작됐습니다. 소속 노동자 300여 명이 참여한 파업 찬반 투표가 8월 20일 마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트리스트럼 헌트 관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주, 미국 샌디에이고 미술관은 재정난을 이유로 직원 11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스타 건축가가 설계한 리모델링은 그대로 진행하면서요. 세계 미술관들이 동시에 겪고 있는 이 압박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PCS(공공상업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은 런던 4개 V&A 사이트(사우스켄싱턴 본관, V&A 이스트 뮤지엄,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 영 V&A)에서 파업 여부를 투표에 부쳤습니다. 투표는 7월 23일 시작해 8월 20일 정오 마감됩니다. 노조는 헌트 관장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충격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요구안에는 실질 생활임금 인증 사업장 전환, 공휴일 근무 1.5배 수당, 폭염 대응책(30도 이상 시 공개 구역 폐쇄, 식수 접근 보장)이 담겼습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노조 프로스펙트는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의 근무 환경을 문제 삼아 왔습니다. 소장품을 직접 열람하게 해주는 '오더 언 오브젝트'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하루 중 화장실이나 수분 섭취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폭염 속에서 한 직원이 실신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8월 7일 V&A는 유급 휴게 2회 요구를 수용했지만, 프로스펙트는 임금 등 다른 사안으로는 파업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왜 이런 갈등이 반복되나
V&A만의 일이 아닙니다. 로열 뮤지엄스 그리니치도 프로스펙트 조합원 투표로 파업 국면에 들어섰고, 스코틀랜드국립미술관에서는 PCS 조합원들이 이미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영국 미술관 업계 전반이 팬데믹 이후 이어진 예산 압박과 물가 상승, 그리고 그 사이 벌어진 임금 격차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V&A 측은 2월부터 노조와 논의를 이어왔으며 저임금 직원에게 더 큰 인상폭을 배정한 임금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필수 시설 접근을 부정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같은 주 샌디에이고 미술관에서는 다른 방식의 압박이 드러났습니다. 재정난을 이유로 11명을 정리해고하면서도, 스타 건축가가 설계한 리모델링 계획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 겁니다. 노동 비용은 줄이면서 상징적인 자본 투자는 지속하는 이 선택은, 재정 위기 속에서 미술관이 무엇을 먼저 지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PCS 투표는 8월 20일 마감되고, 그 결과에 따라 V&A는 프로스펙트와 PCS, 두 노조가 동시에 움직이는 초유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런던 미술관 여행 계획에 파업 변수를 넣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술관이 소장품을 지키는 것만큼, 그 소장품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동 조건도 함께 지켜지고 있을까요.
예술 애호가들은 꼭 챙겨보는 뉴스레터
🍋비롯 아트 뉴스레터 구독하기
images: V&A(vam.ac.uk)
V&A 노동자들이 파업을 준비하는 이유
런던을 대표하는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A)에서 파업 초읽기가 시작됐습니다. 소속 노동자 300여 명이 참여한 파업 찬반 투표가 8월 20일 마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트리스트럼 헌트 관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주, 미국 샌디에이고 미술관은 재정난을 이유로 직원 11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스타 건축가가 설계한 리모델링은 그대로 진행하면서요. 세계 미술관들이 동시에 겪고 있는 이 압박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PCS(공공상업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은 런던 4개 V&A 사이트(사우스켄싱턴 본관, V&A 이스트 뮤지엄,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 영 V&A)에서 파업 여부를 투표에 부쳤습니다. 투표는 7월 23일 시작해 8월 20일 정오 마감됩니다. 노조는 헌트 관장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충격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요구안에는 실질 생활임금 인증 사업장 전환, 공휴일 근무 1.5배 수당, 폭염 대응책(30도 이상 시 공개 구역 폐쇄, 식수 접근 보장)이 담겼습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노조 프로스펙트는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의 근무 환경을 문제 삼아 왔습니다. 소장품을 직접 열람하게 해주는 '오더 언 오브젝트'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하루 중 화장실이나 수분 섭취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폭염 속에서 한 직원이 실신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8월 7일 V&A는 유급 휴게 2회 요구를 수용했지만, 프로스펙트는 임금 등 다른 사안으로는 파업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왜 이런 갈등이 반복되나
V&A만의 일이 아닙니다. 로열 뮤지엄스 그리니치도 프로스펙트 조합원 투표로 파업 국면에 들어섰고, 스코틀랜드국립미술관에서는 PCS 조합원들이 이미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영국 미술관 업계 전반이 팬데믹 이후 이어진 예산 압박과 물가 상승, 그리고 그 사이 벌어진 임금 격차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V&A 측은 2월부터 노조와 논의를 이어왔으며 저임금 직원에게 더 큰 인상폭을 배정한 임금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필수 시설 접근을 부정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같은 주 샌디에이고 미술관에서는 다른 방식의 압박이 드러났습니다. 재정난을 이유로 11명을 정리해고하면서도, 스타 건축가가 설계한 리모델링 계획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 겁니다. 노동 비용은 줄이면서 상징적인 자본 투자는 지속하는 이 선택은, 재정 위기 속에서 미술관이 무엇을 먼저 지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PCS 투표는 8월 20일 마감되고, 그 결과에 따라 V&A는 프로스펙트와 PCS, 두 노조가 동시에 움직이는 초유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런던 미술관 여행 계획에 파업 변수를 넣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술관이 소장품을 지키는 것만큼, 그 소장품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동 조건도 함께 지켜지고 있을까요.
예술 애호가들은 꼭 챙겨보는 뉴스레터
🍋비롯 아트 뉴스레터 구독하기
images: V&A(vam.ac.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