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밈으로 미술계를 흔든 제리 가고시안 사망
미술계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본명보다 'Jerry Gogosian(제리 가고시안)'이라는 이름으로요. 인스타그램 밈 계정 하나로 거대 갤러리와 컬렉터, 옥션의 허세를 거침없이 찌르던 인물, 힐데 린 헬펀스타인(Hilde Lynn Helphenstein)이 5월 31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향년 40세. 현지 경찰은 의문사로 보고 조사 중입니다. 누군가에겐 통쾌한 풍자가였고 누군가에겐 불편한 저격수였던 그가, 미술계에 남긴 자리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제리 가고시안은 누구였나요?
이름부터 농담이었습니다. 미술 평론가 제리 살츠(Jerry Saltz)와 메가딜러 래리 가고시안(Larry Gagosian)을 합친 가명이었거든요. 헬펀스타인은 201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다, 건강 문제로 1년 넘게 누워 지내던 2018년 이 계정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익명이었지만 2020년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고, 팔로워는 약 14만 5천 명까지 늘었어요. 블루칩 시장의 장사꾼과 컬렉터를 풍자하는 거친 밈이 주된 콘텐츠였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팟캐스트 'Art Smack'을 진행하고 뉴스레터 'Jerry Report'를 펴냈으며, 2022년에는 소더비 경매를 직접 기획하기도 했죠. 소더비스, 뤼나르, 스탠더드 호텔 같은 브랜드와도 협업했습니다. 농담으로 시작한 계정이 미술계의 어엿한 목소리가 된 셈이에요.

밈 하나가 정말 미술계를 바꿀 수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그랬습니다. 그의 게시물이 단순한 조롱에 그치지 않은 사례가 있어요. 2020년 헬펀스타인은 가고시안 갤러리의 디렉터 샘 오를로프스키(Sam Orlofsky)에 대한 성희롱 의혹을 공론화하도록 사람들을 독려했고, 결국 갤러리는 그를 내보냈습니다. "불투명하기로 악명 높은 미술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린 곳으로 만들려 했다"는 평가가 따라붙은 이유예요. 물론 그의 풍자가 늘 환영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소더비스 경매사의 이름을 조롱했다가 외국인 혐오 논란에 휩싸여 사과한 일도 있었으니까요. 그는 2024년 대형 에이전시 UTA의 파인아트 부문과 계약하며 제도권으로 발을 넓혔지만, 그해 9월 해당 부문이 문을 닫았고, 지난해 6월에는 인스타그램에 "이제 이 프로젝트를 졸업했다"며 'Jerry Gogosian' 활동을 접겠다고 알렸습니다.
이제 미술계를 웃으며 비판할 수 있는 기능이 사라졌나
헬펀스타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자신이 만든 풍자에 대해, 그것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가에 대한 진심 어린 논평"이었다고 말한 카텔란의 문장을 닮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의 밈들은 미술계가 스스로를 비웃고, 자신의 모순을 직시하게 만든 드문 창구였어요. 거대한 돈과 권위가 오가는 세계일수록, 그 안을 향해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라고 묻는 목소리는 귀해집니다. 이제 그 목소리는 멈췄지만, 미술계가 자신을 향한 농담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는 질문은 남았습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미술의 세계에는, 그것을 향해 웃으며 따져 묻는 목소리가 충분히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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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s: Hilde Lynn Helphenstein, creator of Instagram art world satire account jerrygogosian. Courtesy Sotheby's. / Image courtesy of @jerrygogosian
밈으로 미술계를 흔든 제리 가고시안 사망
미술계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본명보다 'Jerry Gogosian(제리 가고시안)'이라는 이름으로요. 인스타그램 밈 계정 하나로 거대 갤러리와 컬렉터, 옥션의 허세를 거침없이 찌르던 인물, 힐데 린 헬펀스타인(Hilde Lynn Helphenstein)이 5월 31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향년 40세. 현지 경찰은 의문사로 보고 조사 중입니다. 누군가에겐 통쾌한 풍자가였고 누군가에겐 불편한 저격수였던 그가, 미술계에 남긴 자리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제리 가고시안은 누구였나요?
이름부터 농담이었습니다. 미술 평론가 제리 살츠(Jerry Saltz)와 메가딜러 래리 가고시안(Larry Gagosian)을 합친 가명이었거든요. 헬펀스타인은 201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다, 건강 문제로 1년 넘게 누워 지내던 2018년 이 계정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익명이었지만 2020년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고, 팔로워는 약 14만 5천 명까지 늘었어요. 블루칩 시장의 장사꾼과 컬렉터를 풍자하는 거친 밈이 주된 콘텐츠였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팟캐스트 'Art Smack'을 진행하고 뉴스레터 'Jerry Report'를 펴냈으며, 2022년에는 소더비 경매를 직접 기획하기도 했죠. 소더비스, 뤼나르, 스탠더드 호텔 같은 브랜드와도 협업했습니다. 농담으로 시작한 계정이 미술계의 어엿한 목소리가 된 셈이에요.
밈 하나가 정말 미술계를 바꿀 수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그랬습니다. 그의 게시물이 단순한 조롱에 그치지 않은 사례가 있어요. 2020년 헬펀스타인은 가고시안 갤러리의 디렉터 샘 오를로프스키(Sam Orlofsky)에 대한 성희롱 의혹을 공론화하도록 사람들을 독려했고, 결국 갤러리는 그를 내보냈습니다. "불투명하기로 악명 높은 미술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린 곳으로 만들려 했다"는 평가가 따라붙은 이유예요. 물론 그의 풍자가 늘 환영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소더비스 경매사의 이름을 조롱했다가 외국인 혐오 논란에 휩싸여 사과한 일도 있었으니까요. 그는 2024년 대형 에이전시 UTA의 파인아트 부문과 계약하며 제도권으로 발을 넓혔지만, 그해 9월 해당 부문이 문을 닫았고, 지난해 6월에는 인스타그램에 "이제 이 프로젝트를 졸업했다"며 'Jerry Gogosian' 활동을 접겠다고 알렸습니다.
이제 미술계를 웃으며 비판할 수 있는 기능이 사라졌나
헬펀스타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자신이 만든 풍자에 대해, 그것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가에 대한 진심 어린 논평"이었다고 말한 카텔란의 문장을 닮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의 밈들은 미술계가 스스로를 비웃고, 자신의 모순을 직시하게 만든 드문 창구였어요. 거대한 돈과 권위가 오가는 세계일수록, 그 안을 향해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라고 묻는 목소리는 귀해집니다. 이제 그 목소리는 멈췄지만, 미술계가 자신을 향한 농담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는 질문은 남았습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미술의 세계에는, 그것을 향해 웃으며 따져 묻는 목소리가 충분히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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