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을 거부하는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 작가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 참가한 작가 약 100명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들이 요구한 건 의외로 단순해요. "우리를 수상 후보 명단에서 빼달라." 상을 받겠다고 다투는 게 아니라, 상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 행사에서 작가들이 트로피를 마다하고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까지 거론하게 된 사정은 무엇일까요.
무슨 일이 벌어졌나요?
발단은 수상 심사 기준이었습니다. 올해 4월 22일, 비엔날레 심사위원단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지도자를 둔 국가"의 작가는 황금·은사자상 심사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 기준은 사실상 이스라엘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정 8일 뒤인 4월 30일, 심사위원 5명 전원이 사퇴해버렸습니다. 황금사자상을 줄 심사위원이 사라진 거예요. 비엔날레 재단은 그 대안으로 관객이 직접 투표하는 '관객 사자상(Visitors' Lions)'을 급히 신설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작가들이 반발했어요. 5월, 약 60명의 본전시 참가 작가와 39개 국가관 작가들이 "우리를 관객 투표 후보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는데, 6월이 되도록 주최 측이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지 않은 거죠.
작가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나요?
작가들은 6월 3일 성명에서 "투표용지에 우리 이름이 그대로 있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며, 주최 측의 "무응답"을 "대단히 무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알프레도 자르(Alfredo Jaar), 조 레너드(Zoe Leonard), 로리 앤더슨(Laurie Anderson), 오토봉 은캉가(Otobong Nkanga) 등이 이름을 올렸어요. 이들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심사위원이 개인적으로 막대한 법적 책임에 노출된 채 방치된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심사의 독립성과 무결성을 보장하는 건 비엔날레의 책임이었다." 실제로 사태의 배경에는 법적 위협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대표 작가 벨루-시미온 파이나루(Belu-Simion Fainaru) 측 변호인이 비엔날레와 이탈리아 문화부, 멜로니 총리실에 차별을 주장하며 접촉했던 것으로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어요. 심사위원들이 떠안게 된 법적 부담이 작가들의 연대 사퇴로 이어진 셈입니다. 주최 측은 "모든 관객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이름을 명단에 남겨두되, 해당 작가에게 투표된 표는 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미술 행사의 시상 제도가 이렇게까지 흔들린 적은 드뭅니다. 심사위원도, 황금사자상도, 이제는 작가들의 신뢰까지 빠져나가고 있으니까요. '관객 사자상' 수상자는 비엔날레가 막을 내리는 11월 22일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과연 그 결과에 어떤 의미가 남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예술이 국가를 '대표'하는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지금, 비엔날레라는 100년 넘은 형식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예술과 정치가 무대 위에서 만날 때, 작가 개인은 어디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술 애호가들은 꼭 챙겨보는 뉴스레터
🍋비롯 아트 뉴스레터 구독하기
images: The Visitors’ Lions awards were introduced in April following the resignation of the jury for the traditional Golden Lion awards. Image: IMAGO/Manfred Segerer.
상을 거부하는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 작가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 참가한 작가 약 100명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들이 요구한 건 의외로 단순해요. "우리를 수상 후보 명단에서 빼달라." 상을 받겠다고 다투는 게 아니라, 상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 행사에서 작가들이 트로피를 마다하고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까지 거론하게 된 사정은 무엇일까요.
무슨 일이 벌어졌나요?
발단은 수상 심사 기준이었습니다. 올해 4월 22일, 비엔날레 심사위원단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지도자를 둔 국가"의 작가는 황금·은사자상 심사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 기준은 사실상 이스라엘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정 8일 뒤인 4월 30일, 심사위원 5명 전원이 사퇴해버렸습니다. 황금사자상을 줄 심사위원이 사라진 거예요. 비엔날레 재단은 그 대안으로 관객이 직접 투표하는 '관객 사자상(Visitors' Lions)'을 급히 신설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작가들이 반발했어요. 5월, 약 60명의 본전시 참가 작가와 39개 국가관 작가들이 "우리를 관객 투표 후보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는데, 6월이 되도록 주최 측이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지 않은 거죠.
작가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나요?
작가들은 6월 3일 성명에서 "투표용지에 우리 이름이 그대로 있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며, 주최 측의 "무응답"을 "대단히 무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알프레도 자르(Alfredo Jaar), 조 레너드(Zoe Leonard), 로리 앤더슨(Laurie Anderson), 오토봉 은캉가(Otobong Nkanga) 등이 이름을 올렸어요. 이들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심사위원이 개인적으로 막대한 법적 책임에 노출된 채 방치된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심사의 독립성과 무결성을 보장하는 건 비엔날레의 책임이었다." 실제로 사태의 배경에는 법적 위협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대표 작가 벨루-시미온 파이나루(Belu-Simion Fainaru) 측 변호인이 비엔날레와 이탈리아 문화부, 멜로니 총리실에 차별을 주장하며 접촉했던 것으로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어요. 심사위원들이 떠안게 된 법적 부담이 작가들의 연대 사퇴로 이어진 셈입니다. 주최 측은 "모든 관객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이름을 명단에 남겨두되, 해당 작가에게 투표된 표는 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미술 행사의 시상 제도가 이렇게까지 흔들린 적은 드뭅니다. 심사위원도, 황금사자상도, 이제는 작가들의 신뢰까지 빠져나가고 있으니까요. '관객 사자상' 수상자는 비엔날레가 막을 내리는 11월 22일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과연 그 결과에 어떤 의미가 남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예술이 국가를 '대표'하는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지금, 비엔날레라는 100년 넘은 형식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예술과 정치가 무대 위에서 만날 때, 작가 개인은 어디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술 애호가들은 꼭 챙겨보는 뉴스레터
🍋비롯 아트 뉴스레터 구독하기
images: The Visitors’ Lions awards were introduced in April following the resignation of the jury for the traditional Golden Lion awards. Image: IMAGO/Manfred Seger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