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가 런던 대형 공간마저 내놓는다
불과 4년 전, 페이스(Pace)는 런던 하노버 스퀘어에 천장 높은 2층짜리 대형 갤러리를 열며 메가갤러리 경쟁의 선두에 섰습니다. 개관식엔 제이지(Jay-Z)가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 페이스는 그 약 800제곱미터(242평) 공간을 임대로 내놓았습니다. 더 작고 "덜 기업적인" 자리를 찾겠다면서요. 작가 50명과 직원 50명을 감축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 일주일 만의 일입니다. 한때 메가갤러리 모델을 만든 장본인이 이제 그 모델을 부정하기 시작한 걸까요.
갤러리는 나가고 임대를 놓겠다
마크 글림처(Marc Glimcher) 페이스 CEO는 6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가을 자이미 포버트 건축사무소(Jamie Fobert Architects)가 설계해 문을 연 런던 하노버 스퀘어 공간을 임대로 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정리해고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 도쿄, 베를린 갤러리의 팀들이 얼마나 탄탄하게 일해왔는지"를 언급하며 "그것이 분명 우리의 모델"이라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는 전 세계 7개 지점을 유지하되 각 공간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이고요. 런던에서는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스프루스 마거스(Sprüth Magers) 인근 그래프턴 스트리트의 더 작은 공간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페이스의 논조
정작 논란은 글림처의 진단에서 불거졌습니다. 그는 현재의 갤러리 모델을 "고장 났을 뿐 아니라 고칠 수 없으며",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갤러리가 "너무 크고, 너무 상업적이며, 너무 비인간적이고, 너무 기업적"이 되었다는 비판이죠. 그런데 페이스야말로 바로 그 메가갤러리 모델을 정의하는 데 앞장선 갤러리입니다. 불과 일주일 전 사내 설명회에서 경영상의 실책에 대한 책임을 상당 부분 자신에게 돌렸던 것과도 대비되고요. 이번에 갤러리를 떠나게 된 작가들에게는 이 논리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작가는 "페이스의 단골 구호인 '작가 우선'과, 전 세계 매장 규모를 줄이는 대신 작가를 내치기로 한 글림처의 결정을 나란히 놓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는 지금 자신이 비판하는 바로 그 지형을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메가 갤러리는 확장을 이어왔고, 중소 갤러리가 문을 닫던 작년에도 메가 갤러리는 새로운 작가와 계약에 나섰습니다. 이 축소 소식에서 우리는 어떤 변화를 느껴야 할까요? 2020년대 초 호황에 각자가 대규모 확장에 나선 갤러리들은 이제 더 이상 당시의 시장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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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s: PACE London. Photo: Matt Clayton
페이스가 런던 대형 공간마저 내놓는다
불과 4년 전, 페이스(Pace)는 런던 하노버 스퀘어에 천장 높은 2층짜리 대형 갤러리를 열며 메가갤러리 경쟁의 선두에 섰습니다. 개관식엔 제이지(Jay-Z)가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 페이스는 그 약 800제곱미터(242평) 공간을 임대로 내놓았습니다. 더 작고 "덜 기업적인" 자리를 찾겠다면서요. 작가 50명과 직원 50명을 감축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 일주일 만의 일입니다. 한때 메가갤러리 모델을 만든 장본인이 이제 그 모델을 부정하기 시작한 걸까요.
갤러리는 나가고 임대를 놓겠다
마크 글림처(Marc Glimcher) 페이스 CEO는 6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가을 자이미 포버트 건축사무소(Jamie Fobert Architects)가 설계해 문을 연 런던 하노버 스퀘어 공간을 임대로 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정리해고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 도쿄, 베를린 갤러리의 팀들이 얼마나 탄탄하게 일해왔는지"를 언급하며 "그것이 분명 우리의 모델"이라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는 전 세계 7개 지점을 유지하되 각 공간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이고요. 런던에서는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스프루스 마거스(Sprüth Magers) 인근 그래프턴 스트리트의 더 작은 공간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페이스의 논조
정작 논란은 글림처의 진단에서 불거졌습니다. 그는 현재의 갤러리 모델을 "고장 났을 뿐 아니라 고칠 수 없으며",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갤러리가 "너무 크고, 너무 상업적이며, 너무 비인간적이고, 너무 기업적"이 되었다는 비판이죠. 그런데 페이스야말로 바로 그 메가갤러리 모델을 정의하는 데 앞장선 갤러리입니다. 불과 일주일 전 사내 설명회에서 경영상의 실책에 대한 책임을 상당 부분 자신에게 돌렸던 것과도 대비되고요. 이번에 갤러리를 떠나게 된 작가들에게는 이 논리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작가는 "페이스의 단골 구호인 '작가 우선'과, 전 세계 매장 규모를 줄이는 대신 작가를 내치기로 한 글림처의 결정을 나란히 놓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는 지금 자신이 비판하는 바로 그 지형을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메가 갤러리는 확장을 이어왔고, 중소 갤러리가 문을 닫던 작년에도 메가 갤러리는 새로운 작가와 계약에 나섰습니다. 이 축소 소식에서 우리는 어떤 변화를 느껴야 할까요? 2020년대 초 호황에 각자가 대규모 확장에 나선 갤러리들은 이제 더 이상 당시의 시장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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