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가고시안을 이어받을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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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ry Gagosian with Untitled, 2005, by Cy Twombly   © Tyler Mitchell. © Cy Twombly Foundation, courtesy of Gagosian

가고시안을 이어받을 사람은 누구인가

현대 미술 시장의 왕이라 불리는 래리 가고시안. 세계 18개 전시장, 300명 이상의 직원, 한 해 1조 원 가까운 거래가 오가는 갤러리 ‘가고시안’을 일군 인물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80세를 맞은 그에게 자연스럽게 그다음 화두는 하나로 좁혀집니다. ‘이 제국을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 최근 미술 미평가 로버타 스미스와의 인터뷰에서는 그의 철학과 리더십, 그리고 가장 궁금한 ‘승계 계획’에 대한 단서들이 드러났습니다. 가고시안의 시작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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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ry Gagosian, Basquiat and Keith Haring, c1982

프린트 한 장에서 시작된 제국

래리 가고시안은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으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고 UCLA에서 영어 문학을 전공했습니다. 미술사 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UCLA 인근에서 포스터를 액자에 넣어 판매하는 일명 ‘포스터 장사’를 하며 상업 감각을 익혔습니다. 이후 LA 웨스트우드의 브록스턴 애비뉴에 작은 공간 ‘Prints on Broxton’을 열고, 판화와 드로잉을 판매하며 갤러리스트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 시기를 통해 그는 예술품 유통의 기본을 직접 체험하며, 작품의 ‘보여주는 방식’과 ‘사는 사람’에 대한 감각을 키워나갔습니다.

1970년대 후반, 그는 뉴욕으로 이주하며 본격적인 갤러리 사업 확장에 나섭니다. 1979년, 소호의 로프트 공간에서 비공식적으로 개최한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의 초기 전시는 그 출발점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전시는 오늘날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 잡은 살레의 첫 작업들을 소개한 자리로, 뉴욕 미술계에 래리 가고시안의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빠르게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미술계 흐름을 주도하는 글로벌 갤러리 브랜드로 ‘가고시안’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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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osian Gallery Beverly Hills

세계 최대 갤러리, ‘가고시안’의 어제와 오늘

1980년, 래리 가고시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Gagosian Gallery’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공식 전시 공간을 열었습니다. 당시 그는 뉴욕에서의 비공식 전시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갤러리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1985년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첫 뉴욕 지점을 열며 급속한 확장에 나섰고, 1986년에는 앤디 워홀의 ‘Oxidation’ 연작을 소개하며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입지를 확보했습니다. 뉴욕으로 진출한 후에는 당대 미술계를 이끌던 전설적 딜러 레오 카스텔리와 가까워지며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습니다.

 

이후 가고시안은 런던, 파리, 로마, 홍콩, 아테네, 제네바, 바르셀로나, 베벌리힐스, 서울 등 전 세계 18개 지점으로 확장되며, 세계 최대 갤러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직원 수만 약 300명에 달하며, 연 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그의 갤러리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장 형성, 작가 캐리어 관리, 아카이빙과 미술사 재조명까지 포괄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작동합니다. 최근에는 고미술과 디자인, 건축 출판까지 영역을 넓히며 메가 갤러리 시대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운영 방식과 다음 세대 이야기

최근 로버타 스미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고시안은 “18개 갤러리를 마이크로매니징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는 매일 거의 모든 디렉터들에게 전화를 건다”고 말했습니다. 80세인 그는 여전히 직접 작품을 사고팔고, 작가와 컬렉터를 연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300명이 넘는 직원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움직이고 있지만, 이 제국은 여전히 한 사람의 손끝에서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가고시안은 최근 델핀 아르노(LVMH), 소피아 코폴라, 에반 스피겔(스냅챗 창립자)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만들었지만, 그는 승계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내부자들은 이사회 역시 ‘형식적인 외피’일 뿐 실질적인 권한은 여전히 가고시안 본인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업계에서는 그가 사망한 뒤 브랜드가 과연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고시안은 현재에 충실한 인물이며, 모든 것을 직접 움직이는 리더십은 계승이 아닌 종료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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