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은 시스템을 바꿀 수 있을까? 베를린 비엔날레
2025년 베를린 비엔날레가 “도망자를 전달하다(passing the fugitive on)”라는 도발적인 주제로 개막했습니다. 비엔날레는 예술이 억압적 시스템을 어떻게 우회하고, 자신만의 규칙과 언어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며, 남반구와 분쟁 지역에서 비롯된 예술적 실천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를 넘어, 퍼포먼스와 구술성, 체화된 지식을 통해 예술을 ‘행위’로 풀어낸 실천의 장. 이 비엔날레는 단지 보는 전시가 아니라, 걷고 듣고 참여하는 하나의 저항 서사입니다. 지금, 우리는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지를 듣고 있는 걸까요?
![Akademia Ruchu, Potknięcie [The Stumble] (1977). Video still. © Akademia Ruchu.](https://cdn.imweb.me/upload/S2017091159b5e2ed37d7b/a5a3d4da35e8b.png)
시스템을 넘어서기 위한 ‘도망자의 언어’
제13회 베를린 비엔날레(6월 14일~9월 14일)는 큐레이터 자샤 콜라(Zasha Colah)의 지휘 아래, 법과 권력, 억압과 이동을 주제로 예술이 생성하는 새로운 언어와 질서를 탐색합니다. 60명이 넘는 작가가 참여해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는 KW 현대미술연구소, 함부르거 반호프, 조피엔잘레, 모아비트 법원 등 네 곳의 장소에서 도보 경로를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전시는 전통적인 ‘화이트 큐브’ 전시를 벗어나, 퍼포먼스, 구술 서사, 공동체 기반의 제스처를 통해 감각과 기억, 저항의 가능성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남반구의 이야기와 상상력이 중심이 되며, 유머와 은유, 상징을 통해 억압적 언어를 우회하는 유연한 표현 방식이 강조됩니다.
양배추와 장미, 신화와 총탄이 교차하는 전시
비엔날레에는 구조적 폭력, 식민지 유산, 정치적 억압에 맞서는 다채로운 서사들이 작품의 형식으로 출현합니다. 예를 들어 한빙(Han Bing)은 2000년 퍼포먼스 《Walking the Cabbage》를 재연해, 억압된 공간에서 양배추를 끌고 걷는 부조리한 행위로 억압 체제에 대한 비폭력 저항을 보여줍니다.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과 한나 회흐(Hannah Höch)의 ‘꽃’ 시리즈는 폭력과 이주, 착취에 대한 은유로서 조용하고 단단한 회복의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밀라 파니치(Mila Panic)는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을 차용해 이주민의 실존을 다루며 유머로 사회적 무관심을 전복합니다. 이사크 칼람바타(Isaac Kalambata)는 식민주의와 ‘마녀 사냥’이라는 서구 법적 수단의 억압 구조를 날카롭게 고발하고, 가브리엘 알라르콘(Gabriel Alarcón)은 안데스 산맥을 가로지르는 조상의 행진을 천으로 기록해 신화와 기억을 접합합니다. 작품보기

‘비엔날레는 어디까지 정치적일 수 있는가?’
이번 베를린 비엔날레는 예술을 통해 어떤 시스템도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되짚습니다. 수많은 억압의 형식인 식민주의, 검열, 젠더 규범, 자본주의, 법은 모두 언어와 서사를 통해 유지되며, 그 서사를 예술은 전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누구를 위한 예술이며, 누가 그 목소리를 듣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도망자’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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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01: Titled “passing the fugitive on,” the 13th Berlin Biennale features 170 works by more than sixty artists. © Raisa Galofre. image02: Akademia Ruchu, Potknięcie [The Stumble] (1977). Video still. © Akademia Ruchu. image03: Amol K Patil, BURNING SPEECHES (2025). Exhibition view: 13th Berlin Biennale, Sophiensæle (14 June–14 September 2025). Courtesy Amol K Patil. Photo: Aristidis Schnelzer.
예술은 시스템을 바꿀 수 있을까? 베를린 비엔날레
2025년 베를린 비엔날레가 “도망자를 전달하다(passing the fugitive on)”라는 도발적인 주제로 개막했습니다. 비엔날레는 예술이 억압적 시스템을 어떻게 우회하고, 자신만의 규칙과 언어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며, 남반구와 분쟁 지역에서 비롯된 예술적 실천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를 넘어, 퍼포먼스와 구술성, 체화된 지식을 통해 예술을 ‘행위’로 풀어낸 실천의 장. 이 비엔날레는 단지 보는 전시가 아니라, 걷고 듣고 참여하는 하나의 저항 서사입니다. 지금, 우리는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지를 듣고 있는 걸까요?
시스템을 넘어서기 위한 ‘도망자의 언어’
제13회 베를린 비엔날레(6월 14일~9월 14일)는 큐레이터 자샤 콜라(Zasha Colah)의 지휘 아래, 법과 권력, 억압과 이동을 주제로 예술이 생성하는 새로운 언어와 질서를 탐색합니다. 60명이 넘는 작가가 참여해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는 KW 현대미술연구소, 함부르거 반호프, 조피엔잘레, 모아비트 법원 등 네 곳의 장소에서 도보 경로를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전시는 전통적인 ‘화이트 큐브’ 전시를 벗어나, 퍼포먼스, 구술 서사, 공동체 기반의 제스처를 통해 감각과 기억, 저항의 가능성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남반구의 이야기와 상상력이 중심이 되며, 유머와 은유, 상징을 통해 억압적 언어를 우회하는 유연한 표현 방식이 강조됩니다.
양배추와 장미, 신화와 총탄이 교차하는 전시
비엔날레에는 구조적 폭력, 식민지 유산, 정치적 억압에 맞서는 다채로운 서사들이 작품의 형식으로 출현합니다. 예를 들어 한빙(Han Bing)은 2000년 퍼포먼스 《Walking the Cabbage》를 재연해, 억압된 공간에서 양배추를 끌고 걷는 부조리한 행위로 억압 체제에 대한 비폭력 저항을 보여줍니다.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과 한나 회흐(Hannah Höch)의 ‘꽃’ 시리즈는 폭력과 이주, 착취에 대한 은유로서 조용하고 단단한 회복의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밀라 파니치(Mila Panic)는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을 차용해 이주민의 실존을 다루며 유머로 사회적 무관심을 전복합니다. 이사크 칼람바타(Isaac Kalambata)는 식민주의와 ‘마녀 사냥’이라는 서구 법적 수단의 억압 구조를 날카롭게 고발하고, 가브리엘 알라르콘(Gabriel Alarcón)은 안데스 산맥을 가로지르는 조상의 행진을 천으로 기록해 신화와 기억을 접합합니다. 작품보기
‘비엔날레는 어디까지 정치적일 수 있는가?’
이번 베를린 비엔날레는 예술을 통해 어떤 시스템도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되짚습니다. 수많은 억압의 형식인 식민주의, 검열, 젠더 규범, 자본주의, 법은 모두 언어와 서사를 통해 유지되며, 그 서사를 예술은 전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누구를 위한 예술이며, 누가 그 목소리를 듣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도망자’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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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01: Titled “passing the fugitive on,” the 13th Berlin Biennale features 170 works by more than sixty artists. © Raisa Galofre. image02: Akademia Ruchu, Potknięcie [The Stumble] (1977). Video still. © Akademia Ruchu. image03: Amol K Patil, BURNING SPEECHES (2025). Exhibition view: 13th Berlin Biennale, Sophiensæle (14 June–14 September 2025). Courtesy Amol K Patil. Photo: Aristidis Schnelz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