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워홀, 해링, 바스키아, 예술적 우정을 다시 걸다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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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 해링, 바스키아, 예술적 우정을 다시 걸다

1980년대 뉴욕의 밤을 함께 밝혔던 세 사람, 앤디 워홀과 키스 해링, 장 미쉘 바스키아의 우정과 작업을 조명하는 전시가 파리에서 열립니다.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19일까지 오페라 갤러리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세 거장이 남긴 그림뿐 아니라 서로에게 미친 영향까지 함께 들여다보는데요. 오늘은 전시 소식과 함께, 세 사람이 각자 어떤 삶을 살았고 왜 지금까지 이렇게 사랑받는지도 함께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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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거장의 재회, 10년을 한자리에

오페라 갤러리 파리가 마련한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 키스 해링, 장 미쉘 바스키아가 활동했던 1980년대 뉴욕의 공기를 그대로 옮겨온 자리인데요. 세 사람은 같은 도시, 같은 갤러리, 같은 파티장에서 마주치며 서로의 작업에 깊이 개입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관계를 다시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으로, 회화와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선보이는데요. 10년 만에 세 거장의 작품이 한 공간에 모이는 만큼, 미술관급 컬렉션과 개인 소장품이 두루 대여되었습니다. 전시명은 《Warhol, Haring, Basquiat: An Artistic Friendship》로, 우정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그대로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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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바스키아가 워홀에게 처음 다가간 건 1982년 10월, 뉴욕의 한 식당에서였습니다. 그는 직접 그린 엽서를 워홀에게 팔았는데요.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싶어 무명 시절부터 유명 인사들에게 접근하던 방식 그대로였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은 1984년부터 1985년까지 함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협업 작업을 여러 점 남겼어요. 키스 해링은 이보다 조금 앞선 시기, 지하철 낙서로 이름을 알리며 같은 다운타운 클럽과 갤러리 신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셋 모두를 잇는 인물은 갤러리스트 토니 샤프라지였는데요. 그는 해링과 바스키아의 첫 개인전을 열어준 인물이자, 워홀과도 오랜 친분이 있던 사이였습니다. 파티, 클럽, 갤러리 오프닝을 오가며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작업실을 드나드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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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vis I and II, 1963 - 앤디 워홀(Andy Warhol) | 컬렉션 보기


앤디 워홀, 반복이 예술이 된 순간

앤디 워홀은 1928년 피츠버그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루신계 노동자 부모 밑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무도병을 앓아 오랜 기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는데요. 그 시기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 것이 훗날 화가로서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뉴욕으로 건너온 뒤에는 보그와 하퍼스 바자 같은 잡지의 상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생계를 꾸렸어요. 그러다 1962년, 캠벨 수프 캔을 그린 작품을 발표하며 미술계의 시선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대량 생산되는 상품 이미지를 예술의 소재로 끌어온 것인데요. 이후 그는 팩토리라는 작업실을 열어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찍어내는 방식을 확립했습니다. 반복이야말로 워홀 예술의 핵심이자, 그가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허문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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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85 -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 컬렉션 보기


장 미쉘 바스키아, 거리에서 미술관으로

장 미쉘 바스키아는 1960년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아이티 출신, 어머니는 푸에르토리코계였는데요. 일곱 살 때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시절, 어머니가 선물한 해부학 책 《그레이 아나토미》는 그의 작품 속 인체 이미지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습니다. 1978년에는 친구 알 디아즈와 함께 SAMO라는 이름으로 뉴욕 거리 곳곳에 그래피티 문구를 남기기 시작했어요. 이 낙서가 화제가 되며 그는 순식간에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82년에는 스물한 살의 나이로 카셀 도큐멘타에 참여한 최연소 작가가 되었는데요. 왕관, 해골, 흑인 영웅의 얼굴 같은 모티프를 반복해서 그리며 인종과 정체성, 권력에 대한 질문을 캔버스에 새겼습니다. 거리에서 시작된 그림이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미술관의 벽을 채우게 된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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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ance), 1987 - 키스 해링(Keith Haring) | 컬렉션 보기


키스 해링, 지하철에서 시작된 대중미술

키스 해링은 1958년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태어났습니다. 만화를 그리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그림에 익숙했는데요. 1978년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 12월부터는 지하철역 광고판이 비어 있으면 그 위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아기 형상의 캐릭터 '빛나는 아기'는 이 시기부터 그의 대표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단순한 선과 밝은 색채로 사랑, 탄생, 죽음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그렸는데요. 1986년에는 팝 숍이라는 매장을 열어 자신의 이미지를 티셔츠와 배지 같은 상품으로도 만들었습니다. 대중 누구나 예술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담긴 시도였어요. 1987년 에이즈 진단을 받은 뒤에도 활동을 이어가며 질병에 대한 인식을 알리는 작업을 계속했고, 1990년 서른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매가 증명하는 세 사람의 값

세 사람의 그림은 오늘날 경매 시장에서도 최상위권에 자리합니다. 워홀의 〈총에 맞은 세이지 블루 마릴린〉은 2022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2,789억 원(1억 9,500만 달러)에 낙찰되며 미국 작가 작품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요. 바스키아의 무제(1982년 해골 그림)는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580억 원(1억 1,050만 달러)에 팔리며 흑인 작가 작품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해링의 〈무제(곡예사)〉는 2021년 소더비 경매에서 약 79억 원(550만 달러)에 낙찰되었는데요. 세 사람의 낙찰가 규모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생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숫자입니다. 거리와 클럽에서 시작된 그림이 지금은 미술 시장에서 가장 값비싼 이름이 된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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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10월부터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16일부터 11월 19일까지 파리의 오페라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회화 작품뿐 아니라 사진, 편지 같은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전시되어 세 사람의 관계를 다각도로 보여줄 예정인데요. 파리에서 이 셋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습니다.


워홀은 반복했고, 해링은 그렸고, 바스키아는 부쉈습니다. 방식은 달랐지만 셋 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를 믿었는데요.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의 그림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그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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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s: 1985년 록산느 로윗이 촬영한 워홀, 해링, 바스키아, Elvis I and II(Art Gallery of Ontario), Untitled Dance(Artchive)

참고 원문: IRK Magazine, Wikipedia, Artnet, NBC News

글: 비롯 편집팀 BIROT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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